- 팬미팅 공지가 뜨기 약 일주일 전부터 나는 코로나가 빼앗아간 K-POP의 낭만을 미치도록 그리워하고 있었다. 그래서 너무 찾고싶었다. 내가 마지막으로 보러갔던 공연 티켓은 당연히 내가 생각했던 곳에 그대로 있을 줄 알았다. 없었다. 예전에 쓰던 지갑 속에 넣어둔 위치까지 기억하고 있는데 그 곳에 없었다. 어떻게보면 그깟 종이 한 장이 뭐라고, 싶겠지만 나한테는 너무나도 소중한 추억이 깃든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증표다. 그 날 너와 나는 같은 곳에서 웃고 울었다는 증표.
- 내가 마지막으로 본 공연은 샤이니 9주년 팬미팅이었다. 이제 샤이니가 아이돌, 연예인을 그만둔다 해도 덕분에 행복했었다고 웃으며 보내줄 수 있는 마음을 안고 집에 돌아왔던 기억이 난다. 2008년부터 2021년에도 빛나는 샤이니가 K-POP 기강 잡았다. 라떼는 말이야 음방이 끝나면 실시간으로 MR 제거가 올라와서 그룹별로 실력이 드러났는데 별 걸 다 라이브하는 샤이니 시리즈가 올라와서 샤부심이 차올랐다 이 말이야,,, 줄리엣 '호오' 애드립까지 라이브하던 샤이니 무대를 직접 봤다는 게 지금도 자랑스럽다 난,,, 그래서 티켓이 어디로 사라졌을까... 집에 있는 건 확실한데 ㅜ
-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 코시국만 아니었다면 '우.석.아'도 그 곳에서 개최됐을 것이다. 이번에는 절대 입구에서 걸어올라가지 않겠다고 다짐했기 때문에 기억난다. 나중에 가게 되면 꼭 택시 타고 올라가세요. 어차피 시간도 많이 남았는데 운동할 겸 올라가겠다고 결심하는 순간 끝입니다. 버스라도 타세요. 아무리 같은 팬이라도 처음 보는 사람들이랑 어떻게 택시를 타? 했던 과거의 나를 반성하게 됩니다. 어차피 그 날 그 시간에 그 곳에 있는 분들은 위아더월드입니다. K-돌팬은 말하지 않아도 서로 알아볼 수 있어요.
- '어린왕자'는 예전에 tvN '비밀독서단'이라는 프로그램에 샤이니 종현이 추천작으로 들고나온 책이다. 유명한 책이지만 컨셉이 '어린왕자'라고 해서 떠올랐다. 블로그에도 올린 적 있지만 나도 좋아하는 동화다. "소중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
- 0525, 샤이니 데뷔일이자 김우석 솔로 데뷔일. 우연의 일치지만 샤이니월드 1기, 니아 1기인 나는 5월 25일만 되면 뭔가를 해야만할 것 같은 강박이 든다. 어쩌면 나같은 사람이 내 생각보다 많을지도 몰라. 샤이니 팬미팅 MC도 박슬기님이었는데. 5주년인지 9주년이었는지는 헷갈리지만 어쨌든 그 때도 지금도 감사합니다 박슬기님 덕분에 팬미팅이 더 입체적이고 재밌었으니까요. 전화 연결 미션 3가지 다 다르게 바꾼 것도 그렇고 알아서 잘 딱 깔끔하게 센스있게 잘해주셨어요.
- 가끔 우석이에게서 종현이의 모습이 겹쳐보인다. 평소에 쓰는 말투, 행동, 감성, 팬사랑까지. 둘의 공통점이 있을 거란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었는데 보면볼수록 그렇다. 한가지만 덧붙이자면, 종현이는 우리에게 눈물보다 웃음을 더 많이 주었다. 일반적인 사람들의 생각과는 달리 매우 유쾌한 사람이었다. 가령 팬들을 깜짝 놀래켜주기 위해 입국장에서 이상한 탈을 쓰고 등장한다거나... 보고싶으니까 여기까지만 쓴다. 엠카 1위 수상소감 듣고 좋아했을거라고 믿어. 보고싶다.
- 예전에 브이앱 컷본(허니텐 편집본)으로 우석이가 종현이를 언급한 걸 본 적이 있다. 예상치 못해서 당황스러웠지만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웠다. 그 때 나는 일부러 피하고 있었기 때문에.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에. 사실 지금도 누가 종현이가 만든 노래를 추천해주거나 방송에서 불러줄 때 전주만 들으면 속으로는 운다. 어떻게 만든 곡이고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는지 알고있기에. 특히 '하루의 끝'을 들을 때면 마지막 가사가 계속 맴돌기 때문에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항상 곡 추천해주는 우석이한테는 항상 고마운데 노래를 듣게 되면 마냥 슬프다고는 말할 수 없는 복잡한 마음이 든다. 그래도 우석이가 종현이 노래를 좋아해줘서 좋아. 종현이도 좋아할거야. 이건 확실해.
- 학종이같은 옷을 입고 한껏 요염한 포즈를 취하는 고양이 사진을 더 풀어주실거라고 믿고 있어요. 어째서 한 장인가요? 우석이는 하나야 둘이 될 수 없어
To. NIA의 김우석
"나는 절대 네 곁을 떠나지 않겠다"
- 편지라고 하기엔 약소하지만 팬십에 남기기엔 부끄러우니까 짧게 몇 줄 적는다. 팬들의 반응도 일일이 다 살펴보는 것 같아서 100% 직접 볼 수 있다고 생각되는 곳에는 흔적을 남기지 않고 있어. 서치를 자주 하진 않지만, 보다보면 이런 글은 꼭 우석이가 봤으면 좋겠다싶은 글들이 있어. 서치왕이니까 꼭 봤으면 좋겠다. 다른 사람을 미소짓게하는 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야. 그걸 네가 해내고 있고, 그러니까 힘들 때는 우리한테 기대도 돼. 그렇지만 힘든 일은 없었으면 해.
- 팬들이 네가 떠날까봐 걱정하는 이유는, 물론 내 개인적인 의견이지만말야. 현실적으로 보자면 그동안 우석이는 연예인 인생에 굴곡이 많았고, 다재다능해서 연예인이 아니라 다른 직업을 가져도 잘 먹고 잘 살 것 같은 이미지도 있어. 이건 타팬이 보는 이미지.
- 그렇지만 팬인 내가 보기에는 너는 '아이돌'이라는 직업에 너무나도 진심이고 또 일 욕심도 있고 자부심도 가지고있는 것 같아서 계속 팬 하고싶어.
- 사실 아이돌 팬덤 내에 오래 있으면서도 이해 안되는게 몇 가지 있었는데, 지하철 광고(데뷔/기념일/생일 등)나 생일 카페같은 것. 몇 년 전까지는 그랬어. 어차피 못볼텐데 왜 하지? 어차피 못 갈텐데, 이벤트를 하는지도 모를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었어. 프듀할 때는 연습생 신분이었지만 어찌됐든 이름이 알려진 연예인인데
자칫하면 사람이 몰려서 험한 상황이 연출될지도 모르는데 직접 광고를 보러오고 또 그것도 팬들이 좋아하던 소평 의상과 비슷하게 입고 츄파츕스도 나눠주고(?) 포스트잇도 남기고 팬들한테 진심으로 감사해하는 마음이 느껴져서 널 알아본 내 안목에 감탄했다. 팬들의 사랑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모습이 아주 보기 좋았다. 개인적으로 데뷔 팬이 등돌리는 순간 연예인 인생이 끝난다고 보는데
우석이 넌 데뷔 팬이 제일 열심히 영업하더라. 그만한 이유가 있겠지싶어서 우남신 시절부터 팬튜브 보다가 어느덧 여기까지 와버렸네 ㅎ 열심히 살았더라 정말...
- 얼마 안 있으면 NIA 2기 모집하겠네 세상에,,, 2기 때는 꼭 만날 수 있기를. 만날 수 없어 만나고싶은데 그런 슬픈 기분인걸 말할 수 없어 말하고싶은데 속마음만 들키는 걸 이 노래 명곡인데 알고있겠지
- 무엇보다 데뷔 7년차면 재계약 시즌이 다가오니까. 티오피가 바보가 아니라면 당연히 보석을 놓치지 않겠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소속사 옮겨서 활동하는 것도 괜찮... 아니다. 나는 우석이가 어느 그룹에 있든 어떻게 활동을 하든 계속 응원하고 지지할거야. 절대 네 곁을 떠나지 않아. 어디에 있든 내게 행복을 준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떠난다면 보내드리리 뜨겁게 뜨겁게 안녕일테지만 이건 아주 먼 훗날 이야기. :)
- 팬미팅 마지막에 퇴장할 때 그 표정은 너로 따스한 봄같았는데 왜 눈물이 났을까? 아마도 그 미소를 더 오래오래 보고싶어서이지 않았을까싶어. 사람마다 느끼는게 다르겠지만 내가 보기엔 매우 뿌듯하고 후회없는, 자신있는 표정이었어. 어린왕자가 마지막으로 손 흔들고 소행성 N423으로 돌아가는 장면, 그 잔상이 계속 남아있는 것 같다. 여운이 기네. 고마워, 잊지 못할 날을 만들어줘서 훌륭한 우.석.아♥
P.S. 우석체는 멋드러지지만 여전히 가독성이 떨어진다. 그래도 손편지(스캔본이지만) 오랜만에 받아봐서 기부니 좋다. :)
- 2021년 4월 2일 너의 니아가
새벽에 읽기 좋으니까 04:23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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